모터스포츠뿐 아니라, 스쿠프가 그 당시 자동차 문화에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인지요?
스쿠프는 카레이서 뿐 아니라 자동차 매니아 사이에서도 드림카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지요. 특히 스쿠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동차 튜닝 시장 역시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스쿠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성능 튜닝은 단순히 보어 업을 통한 배기량 증대가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본 엔진 출력이 높은 스쿠프 터보가 출시되면서 바디킷, 서스펜션, 냉각계, 전자계통 등의 튜닝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자동차 튜닝 분야를 개척한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지요.
스쿠프 터보와 함께 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1992년 스쿠프 터보를 구매하여 오프로드 경기에 처음 참가한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당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경기차들은 하나같이 스쿠프 터보였고, 현재 모터스포츠 경기보다도 훨씬 과격한 경쟁이 계속 이어졌었죠. 워낙 경합이 치열해서인지 피니시까지 4랩을 남겨둔 상황에서 인터쿨러 호스가 빠져 버렸습니다. 아쉽게 리타이어를 하면서 씁쓸해한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경기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게 됐기 때문에 스쿠프는 제 레이스 경력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제겐 선생님 같은 존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