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N - 투스카니 #2

  • Before N - 투스카니 #2

    기대를 넘어선 기술

지난 투스카니 1편에서는 획기적으로 개선된 차체 강성과 고배기량 엔진을 기반으로 한층 향상된 주행 감성을 구현했던 이야기, 그리고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의 활약상을 다뤘습니다.
이번 2편에서는 주행 감성 향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담당 연구원, 그리고 그 열정의 결과를 몸소 느끼며 투스카니의 팬이 되었던 두 고객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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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카니를 통해 본격적인 ‘운전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 전 투스카니 개발 담당자, 현대자동차 정운조 책임연구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현가조향개발2팀에 근무하고 있는 정운조입니다. 당시 프로젝트 GK, 즉 투스카니의 스티어링과 서스펜션 개발을 담당하였으며, 이후 후륜 구동 스포츠 모델인 제네시스 쿠페 개발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당시 투스카니의 개발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티뷰론에 이은 후속 스포츠 모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본격적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카를 개발하자’라는 기준을 세웠지요. 하지만 서킷에서만 타는 차가 아니다 보니, 스티어링 및 서스펜션 측면에서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최적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개선 작업이 이루어졌나요?

투스카니 서스펜션에는 기본적으로 가스식 쇽업 소버를 적용하였으며, 특히 서스펜션의 핵심 부품인 댐퍼 튜닝에 공을 들였습니다. 이를 위해 독일 삭스(SACHS) 사와 함께 스포츠카의 특성에 맞게 설정된 다양한 댐핑 주파수 및 감쇠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매끄럽게 처리하면서도 스포티한 핸들링 성능을 갖춘 서스펜션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작인 티뷰론 대비 차체의 상하 움직임을 줄여 저속과 고속에서의 안정성을 대폭 향상시켰습니다.

V6 엔진이 탑재된 엘리사의 무게 배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고배기량 엔진이 탑재되다 보니 무게가 전륜에 더 쏠리면서, 이에 따른 핸들링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체의 불필요한 거동을 최소화하여 안정적인 주행을 이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서스펜션 세팅에 몰두하였습니다. 또한 한계 상황에서도 조종안정성 확보를 위한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전자식 주행안정제어장치) 개선에 집중하였지요. 많은 노력 끝에 무게 배분의 불리함을 제거하고, 안정적이면서 탄탄한 주행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현대자동차 투스카니란?

현대자동차는 스쿠프, 티뷰론에 이어 투스카니를 출시하면서 묵묵히 국산 스포츠카 계보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투스카니에는 당시 연구소의 최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가 반영되었고, 이는 전륜 구동 스포츠 모델의 큰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됩니다. 당시 국내 유일의 국산 스포츠카 명맥을 이어가며, 다이나믹한 운전을 원하는 매니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주행 성능에 대해 끊임 없이 연구하고 이를 상품에 반영한 것이지요. 연구원들의 이러한 열정은 전륜 구동을 넘어, 본격 후륜 구동 스포츠 모델 개발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전부 매니아의 감성을 자극하는 차였어요”
- 전 투스카니 오너 김리형 & 권선호

자타 공인 자동차 매니아, 김리형 님과 권선호 님은 자동차라는 공통분모로 많은 시간을 함께해온 사이입니다. 특히 두 분 모두 투스카니 오너로써 그 즐거움을 공유하며 더욱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고 합니다. 두 분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투스카니가 수많은 국내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차량이었고, 지금까지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충분히 운전이 즐거운 스포츠카로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투스카니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리형 (이하 김): 저는 스쿠프, 티뷰론에 이르는 현대자동차 스포츠카를 모두 경험했어요. 당연히 티뷰론 후속 모델에 대한 엄청난 기대감이 있었고, 출시 날짜만 손꼽아 기다렸지요. 아직도 투스카니의 공식 출시일이 기억이 날 정도입니다. 2001년 9월 7일이었어요. 당시 군 제대 직후라 자동차를 살 형편이 안됐지만, ‘초기 3년 이자 납부, 이후 2년 원금 상환’이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앞뒤 안 가리고 신차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초기형 2.0 GTS 고급형 수동 모델이었는데, 당시 폭발적인 인기 때문에 계약 후 두 달을 기다려서야 겨우 받을 수 있었지요. 권선호 (이하 권): 제가 투스카니를 사게 된 데에는 리형이의 영향이 결정적이었어요. 리형이의 투스카니를 타고 다닐 때면 주위 사람들 시선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그 당시 스포츠카는 아무나 탈 수 없는, 마치 도로 위 혜성 같은 존재였거든요. 그런 일을 수차례 겪다 보니 꼭 사고 싶더군요. 구입을 결심하고 리형이한테 이야기하니, 엘리사를 안 사면 반드시 후회할 거라고 강력하게 권했습니다. 이를 믿고, 첫 번째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2005년형 2.7리터 엘리사 수동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제 인생 최초의 6기통, 2도어 스포츠카였지요.

출시 당시 투스카니를 본 느낌은 어땠나요?

김: 티뷰론의 혁신적인 근육질 디자인에서 탈피한 직선 위주의 라인 때문에, 투스카니의 디자인은 초기에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감 가는 요소가 참 많았죠. 도어에 바로 연결되어 있는 날개 형상의 사이드 미러, 마치 레이스카 같은 주유구 캡,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듀얼 머플러가 국산차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당시 고급차인 그랜저 XG에만 적용되었던 HID 헤드램프는 어깨를 으쓱하게 할 만한 사양이었지요. 특히 지금 들으면 웃을 일이지만, 당시 국내 최초로 적용됐던 17인치 알루미늄 휠 & 타이어를 보고 일반 정비소에서는 너무 커서 타이어 탈착을 못 한다고 했던 적도 있었네요. (웃음)

권: 지금 보니까 최초였던 것들이 정말 많았네요. 타이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투스카니 엘리사에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가 기본 장착되어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빨간색 실내조명을 적용해 진짜 스포츠카를 탄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또한, 버튼 질감이나 조작감이 이전 차들보다 매우 우수해서, ‘현대자동차가 버튼 조작감에도 신경을 쓰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들게 한 차량이기도 해요. 또한 엘리사 전용 크롬 도어 핸들과 전용 리어 스포일러, 빨간색 알루미늄 캘리퍼 등 감성을 자극시키는 세세한 부분들이 있었지요.

들어보니 엘리사에 탑재된 사양이 상당한 수준이었네요.

김: 맞아요.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자동차를 구매하면 장한평에 가서 시트 커버를 갈고, 오디오를 튜닝하는 등 일종의 코스가 있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투스카니 엘리사에 적용된 스트럿 바를 적용하는 것이었지요. 당시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 ‘잇템’으로 평가받았는데, 특별한 가공을 하지 않아도 각종 차량에 호환되고 적용 전후의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졌거든요. 차의 생김새는 달라도, 후드만 열어보면 엔진룸 상단에는 하나같이 엘리사 스트럿 바가 튜닝 되어있을 정도였지요. 권: 엘리사의 모든 사양은 고성능 모델다운 스포츠 감성을 강화하기 위해 존재했다고 생각됩니다. 꼼꼼하게 가죽 마감된 스포츠 버킷 시트는 고속 주행에서도 차와 내가 하나가 된 것 같은 ‘인마일체’를 느끼게 해주었고, 당시 독일 럭셔리 스포츠카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하만 베커 데크, JBL 스피커로 구성된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운전의 즐거움을 한층 배가시켰지요.

투스카니를 주행하면서 받았던 느낌은 어땠나요?

김: 투스카니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차체 강성 강화라고 생각합니다. 2.0 GTS 모델로 처음 고속 주행했을 때, 그동안 국산 스포츠카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안정성에 놀랐던 기억이 나요. 다만 파워가 좀 더 향상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2.0 오너들 사이에서는 애프터마켓의 투스카니용 터보킷이 유행했어요. 이러한 고객 동향을 읽었는지, 현대자동차에서도 2002년 2.0 GL 모델을 정식 출시했습니다. 기본 적용되던 편의 사양들을 제거 혹은 선택으로 돌려서 기본 가격을 낮춘 모델이죠. GL 모델을 사서 터보 튜닝 및 시트, 범퍼 등을 교환해도 GTS 모델과 비슷한 가격이었어요. 주행 성능을 우선시하는 매니아들의 니즈를 정확히 간파했던 것 같네요.

권: 저는 티뷰론을 타다가 투스카니 엘리사로 바꿨는데, 2.7리터 고배기량 엔진이라 그런지 가속감에 대한 만족감이 상당했습니다. 최고출력이 175마력이었는데, 실제로 타보면

그 이상처럼 느껴졌어요. 체감상으로는 200마력대 차를 타는 느낌? 그렇다 보니 최근에 탔을 때에도 성능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어요. 뿐만 아니라 엘리사 전용 서스펜션, 짧게 들어가는 손맛이 살아있는 6단 수동변속기는 운전하는 재미를 더해줬습니다. 이때부터 N의 고성능 DNA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 아닐까요?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 올린 국산 스포츠카의 자존심, 투스카니. 단단한 차체를 바탕으로,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스포츠 서스펜션 탑재를 통해 주행 감성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서킷, 뉘르부르크링 24시에서의 뛰어난 성과가 이를 증명합니다.
특히 투스카니의 유일무이한 지향점이었던 ‘운전의 즐거움’ 구현은 현재 N의 정신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탁월한 주행 성능과 차별화된 감성을 더한 새로운 고성능차를 선보이겠다는 N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이것으로 투스카니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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