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공력

  • 디자인과 공력

    바람을 가로지르는 선 하나의 기술,
    디자인과 공력 기술의 결함

하늘을 나는 새와 비행기부터 땅 위를 달리는 자동차와 기차까지, 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바람과 맞서야 하는 운명을 안고 태어납니다. 그저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라고도 여겨지는 자동차의 디자인 요소들은 사실, 더 빠르고, 조용하며, 안정적으로 달리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바람을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맞느냐에 따라 성능이 좌우되지만, 성능에 무게중심을 두기 위해 심미적 감성을 가벼이 여길 수도 없습니다. 최초의 디자인 콘셉트와 철학을 지켜내는 한편 좋은 성능도 포기할 수 없는 디자이너들이 펼치는 바람과의 사투를 지켜보는 것은 그래서 재미있고 또 의미 있습니다.

바람을 거스르는 대신, 바람을 타고 달리는 자동차

자동차가 달릴 때 사방에서 불어오는 공기는 차의 연비, 동력성능, 주행안정성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러한 공기의 힘을 ‘공력’이라고 하는데요, 자동차가 맞는 공기 저항의 70% 이상이 외형 스타일링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디자인이 공력기술의 출발점이 됩니다. 또 최근 친환경과 연비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력을 감안한 디자인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디자인에서 공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연비 악화와 소음 발생, 주행안정성 하락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일반적으로 공기저항계수를 10% 낮추면 연비가 2.5% 정도 향상된다고 합니다. 결코 작지 않은 수치죠. 하지만 반대로, 디자인에서 공력만 고려한다면 비슷한 모양의 차들만 도로 위를 달릴 겁니다. 높은 수준의 공력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현대자동차 디자이너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입니다.

높은 공력성능에 독창적 스타일링을 더한 차별화된 디자인

공력성능을 위한 현대자동차의 생각은 유연한 선을 만들어 바람을 차량 뒤로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자동차의 사이드 프로파일과 표면 하나하나는 모두 공력과 관계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프런트 범퍼 하단에서 라디에이터 그릴, 후드, 윈드쉴드 글래스, 루프를 따라 트렁크리드와 마지막 리어 범퍼까지 연결되는 사이드 프로파일은 차량 디자인의 핵심이자 공력 그 자체입니다.
차량에 작용하는 공기저항은 크게 항력(Drag), 양력(Lift), 측력(Side Force)으로 구분됩니다. 물체의 전진을 가로막는 항력은 연비와 추월가속, 동력성능 등을 결정하는 힘이며, 비행기가 하늘을 날도록 도와주는 양력은 자동차의 차체부상력, 접지력과 연관돼 주행안정성을 결정합니다. 또, 측력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 자동차는 더 빠르게 달릴 수도, 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공력성능에 가장 민감한 그릴과 언더커버 디자인

달리는 자동차가 바람을 처음으로 가르게 되는 지점인 차량 전면부 디자인은 공력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바람이 후드 시작 부분에서 큰 와류를 형성하는가, 아니면 유선을 만드는가에 따라 항력과 양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때문에 자동차의 후드 전면이 경사각을 갖도록 앞부분 상부를 유선형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차량 후면을 감싸는 언더커버 역시 중요합니다. 언더바디가 평평하지 않을 경우 하부 유속을 감소시켜 공기저항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는 센터플로어 및 연료탱크 부위를 커버하는 전 범위에 언더커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 리어 범퍼 측면 하단에도 언더커버를 적용해 하부 유동이 범퍼로 유입되는 현상을 막아 줍니다.

자연스러운 공기 흐름을 위한 보트 형상 측면 디자인

그릴과 후드에서 넘어온 공기들이 차체 옆면을 잘 타고 넘어가기 위해서는 범퍼 측면에도 공기 가이드 곡선이 필요합니다.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좌우 양변의 가운데가 불룩하게 나오고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보트 형상이 되는 것이 공력에 유리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범퍼의 측면과 함께 펜더의 길이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앞바퀴의 상부를 감싸고 있는 휠 하우스 앞에서 과도하게 와류가 발생하면서 오히려 공력성능을 저하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가는 스포츠카처럼 휠 하우스와 타이어의 갭 사이가 최소화될수록 와류가 줄어들어 공력 면에서도 유리하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안정감 있는 스탠스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바퀴, 공기유입 줄인 휠 디자인

바퀴의 옆면 즉, 휠 주위 유동저항 역시 공기저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좌우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타이어 휠은 주행 중에도 변화가 없는 차체와 달리 꺾임 각에 따라 바람의 방향을 바꾸거나 새로 만들기도 합니다. 때문에 보다 다양한 공력 기술을 고려해 디자인해야 합니다. 바람을 잘 타고 넘는 휠로 개선하기 위해서 현대자동차는 측면 범퍼 하단에 바람 가이드를 만들어 타이어에 직접 바람이 부딪히는 면적을 최소화하고, 휠 디플렉터 형상 및 사이즈를 최적화해 휠 아치로 유입되는 공기로 인한 저항을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연비에 민감한 친환경 차량의 경우 휠의 형상을 최대한 평평하게 적용, 바람이 들고 나는 개구율을 최소화함으로써 휠내부로 유입돼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크게 줄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