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티뷰론에 연마 작업을 해 불꽃이 튀는 장면 클로즈업입니다.
헤리티지 모델

티뷰론의 마법을 다시 한번

4 분간 읽기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는 참 많습니다. 오래된 노래, 익숙한 음식 혹은 특정한 향기일 수도 있지요. 여기 현대자동차 티뷰론을 통해 과거로 여행을 떠난 세 남자가 있습니다. 그 시절의 짜릿했던 주행의 감각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빈티지 티뷰론 (Tiburon)을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해야 했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전문성과 추억이 어우러질 때 어떤 일이 펼쳐졌는지, 지금 그 특별한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세요.

이 글은 두 편으로 구성된 시리즈의 마지막 기사로, 복원의 도전적인 시작부터 환상적인 마무리 까지의 과정을 기록합니다.

꼭 가져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정도로 멋있는 차였거든요. 허장혁, 티뷰론 복원 프로젝트 리더

타고난 스타성

1996년 티뷰론이 자동차 시장에 처음 등장했을 때,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현대자동차 최초의 독자 개발 스포츠카였던 티뷰론은 자동차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운전자들, 그리고 아직 운전을 시작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까지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날렵한 쿠페형 실루엣이 특징적인 독보적 디자인과 강력한 베타 2.0 엔진을 겸비한 티뷰론은 곧 한국 스포츠카 문화의 부상을 상징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열정적인 팬층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티뷰론 옆에서 자랑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너의 모습입니다.
2000년 벤투스컵 드래그 레이스의 스타팅 라인에 선 현대자동차 티뷰론의 사진입니다.

복원 작업을 진행하면서, 복원팀은 티뷰론을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헌신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문성, 그리고 열정이 투입 되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공정 간소화 도구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 전적으로 현대자동차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차량으로, 티뷰론은 회사 전반의 전문 인력들이 협업하여 탄생시킨 결과물이었습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모델러, 공구 전문가 등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완전히 새로운 차량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모든 제작 단계와 부품은 수차례에 걸쳐 분석되고 정밀하게 다듬어져 창작자의 완벽한 이상에 가까운 차량이 완성됐습니다.

튜너들이 주목한 티뷰론

티뷰론의 강력한 디자인은 한국의 자동차 튜닝 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감성을 사로잡은 차량이었던 만큼, 티뷰론 오너들은 각자의 개성과 차량 성능에 맞춰 적극적으로 커스터마이징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과 공학이 어우러진 한국의 창의적인 튜닝 문화가 꽃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커스터마이징 문화가 발전하면서 티뷰론 오너 동호회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오너들은 서로 소통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갔습니다. 티뷰론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운전자들은 각종 팁과 노하우, 그리고 티뷰론에 얽힌 각종 사연을 공유했습니다. 이처럼 티뷰론은 한국 자동차 문화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스포티한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된 현대자동차 티뷰론의 후면 모습입니다.

트랙에 나갈 생각에 모두가 설레고 긴장했어요. 여기까지 온 이상 성공해야만 했죠. 허장혁, 티뷰론 복원 프로젝트 리더

복원을 통한 유대감

티뷰론 오너이자 복원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허장혁 씨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30년 가까이 된 차량을 복원하는 것에 더해 정지용 책임연구원, 전직 레이서이자 자동차 칼럼니스트인 강병휘 씨와 함께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강한 동기와 열정으로 뭉친 이들은 하나의 팀이 되어 차량을 바닥부터 차근차근 복원해 나갔고, 마침내 시험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트랙 위에서 달리는 날이죠.

인내심과 의지, 디테일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을 바탕으로, 복원팀은 마치 라푼젤처럼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티뷰론을 깨워 반짝이는 보석 같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습니다. 복원된 티뷰론은 특유의 시그니처 레몬 컬러를 다시 입었고, 엔진, 도어, 실내 부품, 휠까지 모두 완벽하게 복원되었습니다. 변화된 모습을 보며 감격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한편, 차고를 나서는 순간 지금까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긴장감도 있었습니다. 허장혁 씨에게 이 순간은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차고 안에 보관된 복원 전 티뷰론의 섀시입니다.

감정이 북받쳐 올랐어요. 마치 오랜 친구와 재회한 느낌이었죠. 허장혁, 티뷰론 복원 프로젝트 리더

빈티지 티뷰론, 현대식 트랙을 만나다

복원팀에게도 이번 순간은 아이의 첫걸음을 지켜보는 것처럼, 자신들이 정성껏 되살린 티뷰론이 제대로 달릴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감격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차량의 성능을 시험하는 것을 넘어, 더 중요한 것은 복원된 티뷰론이 수십 년 전의 짜릿했던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였습니다.

가장 먼저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정지용 연구원이었습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마지막 랩을 마칠 때까지, 티뷰론은 여전히 강렬한 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차량임을 증명했습니다. 이후 정지용 연구원은 복원된 차량의 성능이 예전 그대로였다고 전했습니다. 2.0 베타 엔진 특유의 익숙한 진동과 응답성, 기어를 바꿀 때의 쾌감, 클러치 반응, 코너링 시의 주행 감각까지, 모든 것이 30년 전 그 느낌 그대로였던 것입니다.

두 손으로 티뷰론 엔진 부품을 들고 있는 장면의 클로즈업 사진입니다.
현대자동차 티뷰론의 엔진 클로즈업입니다.

티뷰론은 속도를 낼수록 더 생동감 넘치는 차예요. 강병휘, 자동차 칼럼니스트 및 전직 레이서

허장혁, 강병휘 씨도 차례로 복원된 티뷰론을 경험했습니다. 티뷰론이 순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이야기하며, 150마력의 균형 잡힌 성능, 5단 수동 변속기를 다루는 즐거움, 앞바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섬세하게 전달하는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의 반응성과 생동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강병휘 씨는 전자 제어 시스템 기반인 요즘 차들과 달리 티뷰론은 경량 스포츠카 본연의 감성을 가지고 있어 더욱 즐거운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복원이 완료되지 않아 휠이 없는 상태의 현대자동차 티뷰론이 고정용 받침대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전설은 계속된다

복원팀에게 빈티지 티뷰론을 최고의 성능으로 되돌리는 작업은 인생의 가장 뜻깊은 프로젝트였습니다. 팀원 개인에게 짜릿함을 안겨준 프로젝트였을 뿐만 아니라, 티뷰론과 함께 성장한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카 헤리티지를 기리는 하나의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1996년 이후로 시간과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 왔으며, 오늘날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최첨단 스포츠카 라인업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복원팀에 참여한 세 남자에게 티뷰론은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발전과 희망의 상징이었습니다. 티뷰론이 남긴 오래된 유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현대자동차의 큰 자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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